18화
도적 길드 마스터
여관의 낡은 문이 닫히고 현경의 모습이 어두침침한 골목길 안으로 완전히 스며들었다.
잠시 벽에 기대 숨을 고르던 레나는 짧은 망설임 끝에 결심한 듯 다시 몸을 일으켰다. 아카데미로 가라는, 걱정이 섞인 오빠의 목소리가 아직 귓가에 생생했지만, 그녀의 발은 이미 정반대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차가운 새벽 공기를 가르며, 익숙하지 않은 아르카눔의 뒷골목을 그녀는 필사적으로 내달렸다. 가쁜 숨이 턱밑까지 차올랐지만, 멈출 수 없었다. 발밑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뻔한 것을 간신히 중심을 잡으며,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또... 또다시 오빠 혼자 위험한 곳으로 가게 둘 수는 없어. 절대로!'
머릿속은 복잡했지만, 목표는 단 하나였다. 오빠를 도울 방법.
6년 전, 검은 야수에게 쫓기던 그날,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오빠와 헤어져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의 무력감을 다시는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눈빛은 흔들림 없이 앞을 향하고 있었다.
그녀가 달리는 방향은 카오스포지 아카데미가 아니었다. 아카데미에서 만난 친구, 조금 괴짜 같지만 키메라 제작과 마도 공학에 있어서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에일린의 공방. 지금 상황에서 그녀가 도움을 청하기로 판단한 최적의 장소였다.
한편, 현경은 앞서 걷는 도적 길드원의 등만 바라보며 말없이 그의 뒤를 따랐다.
해가 중천에 떠 있었지만, 하늘을 가릴 듯 높고 낡은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좁은 골목길은 한낮의 빛조차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해 늘 그늘져 있었다.
돌로 포장된 바닥은 사람들의 발길에 반질반질하게 닳아 있었고, 간간이 인기척 없는 창문 너머로 낮은 말소리나 물건 옮기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번화가의 소음과는 다른, 조용하지만 어딘가 비밀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축축하고 미끈거리는 돌바닥 틈새에서는 시큼한 하수구 냄새와 정체 모를 쓰레기 냄새가 뒤섞여 올라왔다. 간간이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고양이 울음소리나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고함 소리는 이곳이 아르카눔의 번화가와는 다른 세계임을 느끼게 했다. 모든 소리가 어딘가 날카롭고 불쾌했다.
현경은 겉으로는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걷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잠시도 쉬지 않고 주변의 모든 것을 훑었다.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좁은 골목 곳곳의 어두운 공간, 낡고 깨진 창문 너머로 희미하게 움직이는 그림자, 심지어는 묵묵히 앞서 걷는 길드원의 등 뒤, 그의 옷자락 아래 감춰진 무기의 윤곽까지.
현경의 모든 감각은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처럼 주변의 기척을 탐색하고 있었다.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를 기습에 대비하는 듯, 그의 오른손은 자연스럽게 허리춤의 붐크레프트 손잡이 근처를 맴돌았다. 손가락 끝이 차가운 금속의 감촉을 느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을 몇 번이나 더 꺾었는지 가늠하기 어려울 때쯤, 앞서가던 길드원이 마침내 묵묵히 걸음을 멈췄다.
그들 앞에는 주변의 허름한 건물들을 압도하듯, 유난히 크고 험악한 인상을 풍기는 낡은 석조 건물이 버티고 서 있었다. 오랜 세월 비바람에 침식된 듯 표면은 거칠었고, 군데군데 이끼까지 끼어 있었다. 낡았지만 여전히 두껍고 육중해 보이는 거대한 철문에는 마모되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기괴한 느낌의 문양들이 음각되어 있었다. 도적 길드의 표식인 듯했다.
길드원이 철문에 다가가 육중한 몸체에 힘을 주어 밀자, 기름칠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녹슨 경첩이 끼익, 하고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냈다.
문이 열리면서 드러난 안쪽은 예상보다 어둡지 않았다. 현경은 잠시 멈칫하며 문 안쪽을 살폈지만, 이내 아무 말 없이 길드원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섰다.
건물 내부는 바깥의 음침하고 지저분한 분위기와는 확연히 달랐다. 벽 곳곳에 설치된, 푸른빛을 은은하게 발산하는 마법 조명 아래 드러난 공간은 생각보다 훨씬 넓었고, 의외로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그들이 발을 들인 곳은 널찍한 연무장이었다.
한쪽 벽에는 날이 선 검과 도끼, 창 등 다양한 종류의 무기들이 가지런히 걸려 있었고, 반대편에는 칼자국이 무수히 새겨진 낡은 훈련용 허수아비들이 늘어서 있었다.
깨끗하게 관리된, 단단해 보이는 바닥 곳곳에는 격렬한 대련의 흔적인 듯, 깊게 팬 자국들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수련이 있었는지 짐작케 했다.
그리고 연무장의 가장 안쪽, 넓은 공간의 중앙에는 어제 골목길에서 조우했던, 기이한 쌍단도를 허리에 찬 청년이 팔짱을 낀 채 서 있었다.
어제 싸움터에서 온몸으로 뿜어내던 살벌하고 거친 기운은 상당히 옅어져 있었다.
대신, 고요하지만 어딘가 위압적인 분위기가 그의 주변을 감돌았다. 하지만 그 고요함 속에서도 숨길 수 없는 날카로움이 그의 눈빛에서 여전히 번뜩이고 있었다. 그는 현경이 들어서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미동도 없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경은 아무렇지 않은 척, 느긋해 보이는 걸음걸이로 다가갔다. 하지만 그의 발걸음 소리는 연무장의 정적 속에서 유난히 크게 울렸다.
허리에 찬 붐크레프트의 존재를 의식하며, 그는 청년과 약 다섯 걸음 정도의 거리를 두고 마주 섰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를 안내했던 길드원은 어느새 연무장 가장자리, 기둥 뒤의 어둠 속으로 졩용히 물러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존재감을 지우고 두 사람의 만남을 지켜볼 생각인 듯했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연무장 안, 먼저 침묵을 깬 것은 청년이었다.
"반갑군."
메아리처럼 울리는, 감정이 실리지 않은 낮고 차분한 목소리였다. 연무장의 서늘한 공기와 닮아 있었다.
"나는 이 길드의 마스터, 카이론이라고 한다."
현경은 대답 대신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시선은 카이론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그의 허리에 찬, 기묘하게 뒤틀린 형태의 쌍단도로 잠시 옮겨갔다. 칼자루에 박힌 붉은 보석이 마법 조명 빛을 받아 희미하게 빛났다. 평범한 무기는 아니었다.
"내 정보는 이미 다 파악했을 테니, 소개는 생략하지."
현경은 조금 마른 입술을 혀로 가볍게 축이며 말을 이었다. 목소리는 생각보다 차분했다.
"용건이 뭐야?"
현경의 직설적인 물음에, 카이론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하지만 그 눈빛은 여전히 냉정했다.
그의 시선은 노골적으로 현경의 허리춤을 향했다.
"꽤 유명한 물건을 가지고 있더군."
카이론이 턱짓으로 붐크레프트를 가리켰다. 마치 그것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한 말투였다.
"이름 있는 실력자들은 각자 자신을 상징하는 아티팩트를 가지기 마련이지. 특히 네가 찬 그 검은, 이 바닥에서 구른 놈들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물건이야. 안 그런가? 수메르로의 마지막 수호 기사, 테리우스의 검."
현경은 속으로 짧게 혀를 찼다.
'테리우스의 기억을 이어 받았지만 이런 상식쪽엔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 같네'
그에게 계승된 기억은 테리우스라는 기사가 평생에 걸쳐 쌓아 올린 전투 기술과 경험, 그리고 그 힘을 운용하는 방식에만 치우쳐 있었다. 정작 그 검이 세상에 어떻게 알려져 있는지, '수호 기사'라는 칭호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테리우스라는 인물이 세간에서 어떤 평판을 가졌는지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었다. 마치 전투 기술에 대한 설명서만 받은 기분이었다.
현경은 이런 불리한 정보 격차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최대한 표정 변화 없이 짧게 되물었다.
"그래서?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지?"
카이론은 현경의 반응이 예상과 다르다는 듯,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현경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시 한번 천천히 훑어보았다.
그의 핥는 듯한 시선은 집요하고 날카로웠다.
"얼마 전, 남부의 교역 도시 수메르로가 멸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소문에 의하면 하룻밤 사이에 도시 전체가 잿더미로 변했다고 하더군. 교단과 길드 녀석들이 쉬쉬하며 조사 중인 모양이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는 것 같고. 뭐, 일개 도시의 흥망이야 이 바닥에선 흔한 일이지. 하지만... 도시 자체가 소멸이라니 전대미문이야. 하물며 그 도시를 목숨 걸고 지킬터이던 기사의 검이, 어째서 아무런 연고도 없어 보이는 자네 같은 이방인의 손에 들어가 있는지, 그 배경이 몹시 궁금해서 말이야."
느릿하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그의 목소리에는, 단순한 호기심 이상의 의문과 경계심이 담겨 있었다.
현경은 등 뒤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가진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섣불리 변명하거나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은, 오히려 더 큰 의심을 살 뿐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카이론의 집요한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다시 한번 단호하게 물었다.
"본론만 말해. 나도 그리 한가한 몸은 아니라서."
카이론은 현경의 당돌한 태도에 잠시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가, 이내 재미있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가볍게 답했다.
"좋아, 성격 급한 건 마음에 드는군. 딱히 널 해코지할 생각은 없다. 그저 순수한 호기심이었지. 네 말대로, 사실 요즘 나도 길드 내부에 처리해야 할 골치 아픈 문제들이 쌓여 있어서, 너 같은 애송이에게 신경 쓸 시간은 없는데..."
말을 잠시 끊은 카이론의 눈빛이 순간, 차갑게 빛났다. 연무장의 온도가 조금 내려간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 유명한 검의 새로운 주인이 과연 그 검을 제대로 다룰 자격이 있는 놈인지, 아니면 그냥 운 좋게 시체에서 검이나 주운 좀도둑인지, 그 정도는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고 싶어졌을 뿐이다."
그의 마지막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연무장 안의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카이론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가 현경의 피부를 파고들었다.
현경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허리춤의 붐크레프트 손잡이를 단단히 움켜쥐었다. 마찰음을 내며 검이 칼집에서 절반쯤 뽑혀 나왔다. 언제든 그의 심장을 향해 검을 뽑아들 수 있다는 무언의 경고였다.
테리우스의 기억 속 전투 감각들이 그의 몸을 통해 되살아나는 듯한 감각이 온몸을 휘감았다.
두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이 최고조에 달하며 긴장감이 터지기 직전, 바로 그 순간이었다.
콰아아아앙!
고막을 찢을 듯한 엄청난 굉음이 건물을 뒤흔들었다.
연무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의 외벽이 완전히 박살 나며 터져나간 듯, 엄청난 양의 석재 파편과 자욱한 먼지가 연무장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발밑의 바닥이 크게 진동했고, 천장에서 먼지 가루와 함께 작은 돌조각들이 후두둑 떨어져 내렸다.
갑작스럽고 격렬한 폭발음에 두 사람 사이의 팽팽했던 긴장감은 허무하게 깨졌고, 연무장에 있던 세 사람의 시선은 반사적으로 굉음과 함께 거대한 구멍이 뚫린 벽 쪽으로 동시에 향했다.
현경은 여전히 붐크레프트를 절반쯤 뽑아든 채, 자욱한 먼지 구름 너머, 아수라장이 된 벽 너머를 응시하며 태연하게 입꼬리 한쪽을 비스듬히 올렸다.
"지금 그럴 상황이 아닌 것 같은데.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아주 요란하게 도착한 모양이야."
카이론은 잔뜩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내뱉었다.
"감히 어느 놈들이.... 이런, 실례했군. 여기서 잠시 기다려주겠나. 감히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운 불청객들을 정리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테니."
카이론은 현경을 안내했던 길드원, 핀에게 날카로운 눈빛으로 턱짓하며 현경을 철저히 감시하라는 무언의 명령을 내렸다.
그는 이내 망토를 휘날리며 몸을 돌려 폭발이 일어난 방향으로 살기를 뿜어내며 급히 달려갔다. 그의 분노에 찬 발걸음 소리는 무너진 벽 너머의 소란 속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연무장에는 다시 현경과 정보관 핀, 단둘만 남게 되었다.
폭발로 인해 자욱하게 피어오른 흙먼지가 마법 조명 빛 아래 춤추듯 떠다녔고, 어색하고 긴장된 침묵이 흘렀다.
핀은 무너진 벽 쪽을 잠시 쳐다보며 노골적으로 못마땅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언제 그랬냐는 듯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현경에게 다가왔다. 그의 얼굴에는 과장되고 넉살 좋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크흠, 저는 핀이라고 합니다. 보시다시피 이 도적 길드의 정보관을 맡고 있죠. 어제부터 당신, 키안 씨에 대한 조사는 제가 직접 총괄했습니다. 하하, 제 정보망이 아르카눔에서는 꽤 알아주거든요."
현경은 그의 갑작스러운 자기소개와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태연함에 잠시 할 말을 잃었지만, 이내 겉으로는 여유로운 척 가볍게 맞장구를 쳤다.
"정보관? 재밌네. 마스터는 꽤 바빠 보이던데, 당신은 여기서 노닥거릴 시간이 있나 보네?"
핀은 현경의 비꼬는 듯한 반응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더욱 신이 난 듯 눈을 반짝이며 현경의 신상에 대해 자신이 알아낸 정보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카오스포지 아카데미 편입 신청 사실부터, 동행하는 소녀(레나)와의 관계, 심지어 아르카눔에 도착한 지 고작 며칠 되지 않았다는 사소한 정보까지. 그는 겉으로는 수다스럽게 정보력을 과시하는 척했지만, 그 속내는 현경의 주의를 묶어두려는 듯 쉴 새 없이 말을 이어갔다.
현경은 간간이 의미 없는 짧은 대꾸를 하며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그의 신경은 온통 무너진 외벽 너머에서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격렬한 소음과 사람들의 비명 소리에 쏠려 있었다. 어차피 지금 당장 카이론이나 핀의 허락 없이 이곳을 벗어날 방법은 없어 보였다.
그렇게 의미 없고 소모적인 대화가 오가던 중이었다.
격렬한 파열음과 날카로운 금속음, 그리고 사람들의 다급한 외침이 뒤섞여 소란스러운 소음들 사이로, 아주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익숙한 목소리가 현경의 귀에 스며들었다.
너무 짧고 희미해서 환청일 수도 있었지만, 테리우스와 동화된 이후로 그의 청력은 비정상적으로 강화되어 그 미세한 음성마저 놓치지 않았다. 분명...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였다.
순간, 차가운 무언가가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듯한 느낌이 현경을 덮쳤다.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가 다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온몸의 피가 식는 듯했다.
'설마... 아니겠지. 어떻게... 아카데미로 가라고 했는데...!'
현경은 더 이상 핀의 시끄러운 목소리를 듣고 있지 않았다. 그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그는 자신을 붙잡으려는 듯 반사적으로 팔을 뻗는 핀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잠깐 비켜!"
현경이 외치자, 핀이 당황하여 무언가 더 말하려 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현경의 등 뒤에서 흩어졌다. 현경의 발걸음은 이미 무너진 외벽을 향해 있었다.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굉음과 소란 소리가 끊이지 않는 곳, 자욱한 먼지가 뒤섞인 혼란의 현장 속으로, 망설임 없이 달려갔다.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현실이 되는 법이었다. 제발, 이번만큼은 그 예감이 틀리기를 바라면서. 그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다급했다.